몇 해 전 유튜브에서 영국의 한인 여자 유학생이 킬리만자로를 혼자 등정하는 영상을 보고, 너무
멋있어 보여서 저도 대학에 가서 도전해 보고자 마음먹었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4년간
크로스컨트리 달리기팀에 있으면서 웨이트 트레이닝과 크로스핏도 하는 등 도전적인 일을 좋아해서 아프리카 대륙의 최고봉인 킬리만자로 정상에 서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의료분야에도 관심이 있어서 아프리카의 병원 시스템이 궁금했고, 제가
응급구조사 자격증이 있어서 현지 병원에서 의료봉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저 혼자 아는 사람 한 명도 없는 탄자니아라는 낯선 곳에서 두려움보다는 현지인들과 보낸 시간과 저 스스로에 대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아져서 좋았습니다.
Q 3. 등반과정은 어땠나요
미국 동부에서 시작된 2주간의 탄자니아 여정은 킬리만자로 등반과 그 근처 도시인
아루샤(Arusha)의 지역 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일정이었습니다.
저는 가이드 1명 그리고 포터 5명과 팀을 이루어 5박
6일 일정으로 킬리만자로를 등반하였습니다. 킬리만자로는 7개 루트가 있는데, 제가 등반한 시기가 우기(4~5월)여서, 캠핑보다는 작은 산장을 이용할 수 있는 마랑구 루트(Marangu Route)를 선택하였습니다
Q 4. 등반하면서 느낀점들을 듣고 싶습니다
등반 자체는 다행히 고산증세가 심하지 않았고, 물리적으로 힘들었던 점도 극복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정상 등정에 관한 두려움이 생길 때마다, 한걸음
한걸음에 집중하면서 할 수 있다는 의지를 각인하며 등반했습니다.
저의 성공적인 등반을 위해서 5명의 포터가 가스통과 물통을 비롯한 식자재 및 취사도구, 의류, 장비 등 등반에 필요한 모든 짐들을 인당 20kg씩
짊어지고 가는 모습이 놀라웠고, 그분들의 수고에 비해 턱없이 작은 일당을 받으시는 것에 대해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더욱 놀라웠던 점은 가이드분과 많은 포터분이 대졸자라는 점이었습니다. 포터
한 분은 선생님이 되려는 꿈을 가지고 대학을 졸업하였는데, 취직이 안 되고 동생이 있어서 포터라는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교육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된다고 막연히 배워왔는데, 이와
더불어 전반적인 사회의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한다는 점을 깊이 느꼈습니다.
Q 5. 등반동안 함께 나눌 만한 환경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해발 5,895m 정상에서 광대한 빙하를 보면서 벅차오르는 감동과 함께 제가 보고
있는 이 빙하의 모습이 이미 지난 30년 동안 70% 이상 감소한 상태라는
사실이 기후 위기가 다음 세대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직면 과제라는 점을 다시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2040년에는
킬리만자로의 빙하가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다는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간과하지 말고,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을
통한 지구 가열화를 최대한 억제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킬리만자로산은 고도에 따라 경작지, 삼림지대, 잡초지, 황무지, 극지의 5개 식생이 있습니다. 이처럼 경작지에서부터 빙하와 만년설이 존재하는 킬리만자로는 2020년 산불로
인해 33 km2에 달하는 산림 피해가 발생했는데, 등반하면서
산불 피해의 참담한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포터가 직접 찍은 당시의 급박한 진화작업 영상을
보면서, 저의 지난 3년간 지역 소방대원으로서의 개인적인 일들이 교차하며
산불 진화를 위해 힘쓴 소방관들과 지역 자원봉사자들의 노고에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탄자니아 국립공원인 킬리만자로는 쓰레기 버리는 규칙이 매우 엄격해서 산 자체는 매우 깨끗하고 쓰레기를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입산 시 공원 관리자가 등반객의 모든 짐들을 꺼내어 검색하여 비닐봉지 및 쓰레기가 되는 물품들의 반입을 금지하고
있었습니다. 제 가이드와 포터 분들도 킬리만자로의 청결에 많은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Q 6. 밴더빌트대학의 신입생 1년은 어떠했나요?
대학 생활의 첫해는 확실히 배움의 과정이었습니다. 특히 저 자신을 우선시하는 법을
배웠고, 학업과 함께 운동과 학내 모임에도 참여하여 제 대학 생활의 균형 즉 워라밸을 지키는 습관도 만들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고등학교에서 대학교로 진학하는 과정은 대학 수업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처음 집을 떠나
사회적, 정신적으로도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대학교에서 멋있고 똑똑한
친구들도 만나고, 재미있고 의미있는 활동도 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교수님과 친구들에게 많이 배우려고 노력했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반드시 배울 점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단점보다는 장점을 보고 긍정적인 자세를 가지려고 노력했습니다.
Q 7. 마지막으로 곧 캠펴스로 돌아갈텐데 2학년의 각오와 기대등을 듣고 싶습니다
대학교 2학년에는 어려운 수업들이 시작되는 시기여서 학업에 더 집중하면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써야 할 것 같습니다. 학기 중에 교수님의 연구실에서 일을 배울 계획도 가지고 있어서 지치지 않고
여러 가지 일들을 잘 병행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막연히 갖고 있던 환경이란 개념을 연구와 실천으로 구체화할 수 있게 도와주신 ‘Young
Environmentalist Leadership Program’ 모든 선생님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 인터뷰에 응해주신 최수빈 회원께 감사드립니다
** 킬리만자로 등반 동영상은 위의 링크를 클릭하면 시청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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